안승준 님 |팟캐스트 ‘우리 아이가 알려줬어요'운영, 뮤지션, 동화작가, 디자이너 더블하트 아세더하 - 더블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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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준 님 |팟캐스트 ‘우리 아이가 알려줬어요'운영, 뮤지션, 동화작가, 디자이너




안승준 “가족이 똘똘 뭉친 기억들의 기쁨”

 

영유아 아이를 키울 때, 양육자들은 어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밖을 쉽게 나가지 못하니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라디오, 음악, 오디오북, 유튜브 등을 듣는 일이다. 오랫동안 양육자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았던 팟캐스트가 있다. <요즘은 팟캐스트 시대>, <우리는 꽤나 진지합니다>, <우리 아이가 알려 줬어요>. 세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뮤지션 안승준은 지금 뉴질랜드에서 두 아이, 아내와 똘똘 뭉쳐 재밌는 여행을 하는 중이다. 밴드 ‘보드카레인’의 보컬이었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홀로 곡을 쓰고 발표하며, 그림책의 글을 쓰고 뮤지션들의 앨범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 살고 있는 안승준 작가를 만났다.

 

  

 

사람, 의류, 실내, 실내용 화초이(가) 표시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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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받는 경험

 

1년째 두 아이, 아내와 함께 뉴질랜드에서 생활하고 계시죠. 완전히 이주를 한 건가요? 

 

원래는 1년만 지내볼 생각이었어요. 지금은 연장을 하려고 생각하는데 기간을 딱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아내와 제가 모두 프리랜서니까 사는 지역이 어딘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거든요. 뉴질랜드에 가게 된 건, 제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외국에 잠깐 나가서 지냈던 적이 있었거든요. 지금과는 다른 점이 많을 때라 문화적 차이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는데요. 그때 기억이 우리 가족에게는 굉장히 특별해요. 가장 좋았던 시기예요. 왜냐면 우리는 크게 준비하지 않고 낯선 땅에 살게 되었으니까요. 가족들이 정말 똘똘 뭉쳐서 살았거든요. 작은 일이 생겨도 꼭 함께 상의를 했고요. 어린 마음에도 가족은 항상 어려운 일을 같이 헤쳐나가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그 기억 때문에 외국 생활을 고려하신 걸까요?

 

맞아요. 너무 좋았던 기억이라서요. 살다 보면 힘든 일도 있고 갈등도 생기지만, 어떤 특별히 좋았던 기억을 공유하고 있으면 가족 모두에게 힘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결혼 전부터 상상했던 것 같아요. 만약 아이가 생기면 한번쯤은 모든 걸 내려놓고 낯선 곳에 나가서 아이들과 좌충우돌하면서 살아보면 어떨까, 결국엔 각자 자신의 길을 가겠지만 한때 우리는 한 팀이었다는 기억을 아이들에게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뉴질랜드 생활은 어떤가요? 아이들에게 좀더 친절한 사회 분위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를 선택한 건 친절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이기 때문이에요. 다행히 제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는 정말로 그 기대에 딱 들어맞는 곳입니다. 아이들을 많이 기다려주고 실수에 관해서도 굉장히 너그럽고 관대해요. 얼마 전 첫째 아이가 페스티벌에 나갔어요. 체조 축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평소에 아이가 앞구르기, 뒤구르기 같은 체조 동작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학교 선생님께 참가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참가 요건이 없대요. 실력과 상관없이 아무나 참가할 수 있다고 해서 신청했죠.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들어가봤는데 우리나라처럼 꼼꼼하게 요강 같은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축제 당일 아침에 아이랑 추리닝을 입고 갔어요. 그런데 김연아 선수 같은 포스의 학생들이 다리를 쫙 벌리고 워밍업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아, 우리 아이의 수준이 아니구나! 깨달았죠. 그런데 아이는 이런 거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괜찮냐고 물으니까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조금 당황하셨겠어요?

 

그랬죠. 옆에 다른 학교 선생님이 계셔서 물어보니 원래 체조 팀이 있는 학교에서 대부분 참가하는 축제더라고요. 저희가 좀 당황한 채 있으니까 체조를 가르쳐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따라갔더니 “너는 어느 학교에서 왔니?”, “너희 학교에는 체조 팀이 없니?”라고 물으면서 기본 동작을 30분 넘게 가르쳐줬어요. 동양인이 거의 없으니까 아이들도 더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동작을 성공하면 막 박수도 쳐주고요. 정말 뉴질랜드는 친절한 나라라는 걸 한 번 더 실감한 날이었죠. 아이도 이 축제에 참가한 걸 무척 즐거워했고요. 우리가 환영 받고 있구나,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지지 받고 도움을 받고 있다는 걸 명확하게 느꼈어요. 뉴질랜드에서 지내는 1년 동안 이런 좋은 기억들이 많아요.

 

아이들은 뉴질랜드 생활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가끔 물어봐요.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뭐가 제일 좋았냐고. 답을 들어보면 좋은 공원, 관광지를 갔던 기억이 아니에요. 뉴질랜드의 마트에 가면 아이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과일바구니가 있거든요. 마트에 갔을 때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해요. 이 과일 덕분에 내가 여기에 온 것을 좋아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해요. 아이들도 느끼는 거죠. 자신을 환영하고 환대하는 그 분위기를 말이에요. 

 

환대 받는 경험이 아이들에게도 무척 중요하고 소중하죠. 

 

맞아요. 너무 중요해요. 아이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험이 너무 필요하죠. 약간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이런 경험 덕분인지 아이들이 뭐든지 더 잘하고 싶어 해요. 자기도 얼른 커서 누군가를 잘 가르쳐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해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아

 

텍스트, 그림, 페인팅, 아동 미술이(가) 표시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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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여행』은 가족 모두가 참여한 그림책이에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언젠가 침대에서 아이를 재우는데 아이가 불쑥 말하더라고요. “아빠, 늙지 마”라고. “그래, 그럴게”라고 약속했지만 사실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영원히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면서 우리의 이별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봤죠. 나와 아이는 앞으로 얼마나 함께하게 될까? 얼마만큼 우리는 같은 기억을 공유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매일매일이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글을 썼고, 아내인 홍나리 작가가 그림을 그렸어요.

 

작업할 때 아이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요.

 

맞아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를 돌아보고, 또 현재의 행복과 미래를 상상해보거든요. 아내와 함께 만드는 그림책은 미래의 아이들에게 남기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인가요?

 

잘 놀아주긴 하지만 재밌게 놀아주는 아빠는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 아이들도 엄마가 더 재밌다고 말해요. (웃음) 다만 제가 잘하는 것은 아이의 입장과 아빠의 입장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놀이에 참여한다는 점이에요. 아이랑 놀아주기 위해서 뭔가를 완벽하게 준비하는 게 아니라, “어, 아빠도 여기에 가고 싶었는데”라고 말하면서 같이 노는 거죠. 놀아주는 게 아니고, 저도 실제로 즐겁게 놀고요. (웃음) 이런 식의 접근이 아이에게도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두 아이가 어릴 때부터 양육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셨죠. 한국에서 아이가 영유아 시기를 보낼 때는 어땠나요? 양육자로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요?

 

그때 저는 우리나라의 평범한 양육자들이 하는 걸 그대로 다했거든요. 집에서 이유식을 만들고 어린이집, 키즈카페 제가 거의 데려갔어요. 전업 육아를 했는데도 제가 남성이기 때문에 편한 게 많았어요. 어디를 가도 칭찬을 받으니까요. “아빠가 데리고 왔다”고 하면서 대접해주시고. 그냥 저는 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어딜 가도 칭찬 받는 분위기 속에서 지냈기 때문에 솔직히 힘든 건 거의 없었어요. 그땐 체력도 지금보다 더 나았을 시기니까요. 크게 힘든 일은 없었어요. 사실 굉장히 지지를 많이 받아서 어떻게 보면 기득권이기도 하죠. 

 

출산 전 아내와 합의한 육아 방침, 철학이 있었나요?

 

저희 부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아이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이었어요. 어른이 되면 자기 어렸을 때의 경험을 투영하잖아요. 어릴 때 칭찬을 많이 받지 못한 부모의 경우에는 내 아이는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것처럼요. 이런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과 아이에게 잘 설명해주는 부모가 되자는 마음이 컸어요. “너는 몰라도 돼” 같은 말은 안 하려고 노력해요. 

 

육아에 열심을 다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서, 상황이 어려워서 못하는 부모들도 많아요. 그 분들께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어려운 이야기인데요. 저도 그렇고 육아 선배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짧은 것 같아요. 성인이 되면 각자의 길을 가야 하잖아요. 성인까지도 아니고 사춘기만 돼도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보다 친구들과의 시간을 더 즐기죠. 너무 당연한 일이고요. 저는 지금도 시간이 흘러가는 게 너무 아쉬워서 꼭 붙잡고 싶을 정도예요. 힘든 시기가 분명히 있지만 아이와 같이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기간이 정말 짧다는 걸 생각하면, 조금 힘이 나지 않을까요? 이 시간을 더 귀하게 여겨야겠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양육자들을 위해 기업에서 어떤 시도를 하면 좋을까요?

 

공간에 투자를 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이라는 세상에 너무 친숙하잖아요. 그 안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분명히 있지만, 내 몸을 움직여서 새로운 공간에 갔을 때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더블하트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있잖아요. 재밌는 공간을 하나 만들어서 그 안에 더블하트에서 만드는 모든 물품을 넣어 체험해보는 콘텐츠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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