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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잔디 님 |’브로콜리너마저 ‘ 키보디스트, 정신건강간호사




김잔디 “용기 내서 더 밖으로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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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키보디스트 김잔디는 올해 초등학생 4학년과 2학년이 된 두 아이의 엄마이다. 양육 공동체를 통해 가장 힘든 신생아 양육 시기를 무사히 건너왔고, 이후 지역 공동육아를 통해 취학 전까지 아이들을 키웠다. 대학교에서 간호학을, 대학원에서 보건학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정신건강간호학을 공부해 곧 박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응급실 간호사를 거쳐 현재는 정신건강 전문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뮤지션, 양육자, 의료인으로 24시간을 바쁘게 사는 김잔디는 돌보며 작업하는 여성들의 삶을 기록한 책 『돌봄과 작업 2』에 참여했다. 

 

 

 

 

 

오히려 도움을 받았던 시기

 

책 작업은 『돌봄과 작업 2』가 처음이셨죠.

 

고민을 많이 하다가 글을 썼어요. 아이들이 영유아 시기일 때는 양육자로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많이 컸으니까요. 그때의 기억들을 잘 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생각이 나더라고요. 책을 쓰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에 대해서도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고요. 저 외의 다른 저자들의 양육 이야기를 읽게 돼서 도움을 받았고 많이 공감했어요. 돌봄과 일 사이에서 고민이 많은 분들이 많이 읽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공동육아를 하신 걸로 들었습니다.

 

신혼집이 평촌이었어요. 이사할 동네를 찾다가 과천에 있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좋다고 해서 추천을 받고 과천으로 가게 됐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공동육아로 아이들을 키웠다고 볼 수 있어요. 큰 도움을 받았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양육자들이 같이 고민을 나눌 수 있었으니까요. 힘든 순간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패였어요. 

 

간호학을 전공한 일이 양육자로서도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아마 있을 거예요. 하지만 간호사로서의 경험보다는 저의 개인적인 성향이 양육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저는 기본적으로 불안이 높은 편은 아니에요. 애들이 좀 지저분한 바닥에 기어 다녀도 그렇게 불안해 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키워도 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걸 기본적으로 알고 믿으니까요. 불안이 크지 않았어요. 안다기보다 믿는다는 의미가 더 맞는 것 같아요. 시시때때 힘든 일도 있었지만 결국엔 다 해결된다는 믿음을 갖고 그 시기를 지나간 것 같아요. 

 

지금 영유아기 자녀를 키우는 양육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아기의 살 냄새를 너무 그리워하는 사람으로서 일단 너무 부럽고요. 정말 힘든 시기이기도 하지만 너무 소중한 시기니까요. 그 시간을 잘 즐기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내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더 좋게 바꿔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조금 용기를 내서 바꿔가실 힘을 품으시면 좋겠어요. 

 

양육자로서의 일상을 고단한 일로만 여기지 않는 듯해요.

 

맞아요. 아이를 키우는 온전한 시간도 물론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저는 아이를 키울 때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오히려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육아를 통해 스스로 내가 전환된 시간이었거든요. 또 경제적인 활동을 이어가면서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을 주체적으로 해줬을 때 얻는 보람도 컸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제가 정신건강을 공부하고 있으니까 마인드 컨트롤을 비교적 잘하는 편이에요. 저는 양육자에게는 ‘책임감과 체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양육자에게 꼭 필요한 자기 돌봄이라고 여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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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박사 논문을 쓰고 계시죠? 어떤 주제인가요? 

 

제가 관심 있는 대상이 중독이거든요. 예전에 알코올 중독자들을 위해서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었었어요. 제 첫 직장이 서울대병원 성인 응급실이었는데요. 그때만해도 중독자들에 대한 편견이 정말 심했어요. 어떻게 저렇게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이해가 안 됐죠.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중독자들이 그냥 중독자가 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죠. 오히려 되게 약한 사람이라서 내면으로 쌓고 쌓다가 술로밖에 풀 수 없어서, 중독의 단계까지 간 거죠. 1년 동안 노래 만들기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또 결과물을 만들면서 배운 게 참 많아요. 

 

정신건강 간호사로서 양육자들의 정신건강에 관해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돌봄에 몰입해야 하는 시기에는 내 마음을 조절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 같아요. 어린아이를 키우다 보면 밤에 잠을 잘 못 자고 끼니도 잘 못 챙겨 먹잖아요. 뭐든 아이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요. 그럴 때일수록 내가 좀더 덜 피곤하고 안정적이어야지, 결정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부정적인 감정도 덜 갖게 되니까요. 어려운 일을 마주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스스로가 너무 힘들 때는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거든요. 자기 돌봄을 잘 챙기고 도움이 필요할 때 목소리를 잘 내셨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괜찮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양육자들에게는 소통의 기회가 더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중요해요.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깨닫게 됐는데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조금씩 연결점을 찾으시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는 자기 전에 웹툰을 조금씩 보면서 자는 게 일상의 낙이거든요. 누군가와 적극적으로 만남을 갖지 않더라도 이렇게 소극적인 외부와의 연결도 필요한 것 같아요. 혼자서만 고민했던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돼요. 지금까지 맺었던 인간관계와는 좀더 다른 인간관계를 맺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리는 것도 양육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요. 

 

환대받는 경험이 중요해요

 

사회에 나가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한 전업맘들도 많습니다. 

 

사실 저는 그분들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전적으로 돌보는 일이 이 사회를 위해서도 정말 필요한 일이고 무척 어려운 일이잖아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를 말이 있는 것처럼, 양육은 너무 귀한 일인데요.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키우는 온전한 기쁨을 누리셨으면 좋겠고 아이의 성장을 항상 함께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때때로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면 이 시간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시작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사회에 나와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면 좀더 용기를 내서 부딪히시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양육자들이 경제활동을 할 때 더 많이 배려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거든요. 아이를 낳고도 사회에 나가 일을 하는 게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래야 하는데,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을 전해 들을 때 정말 속상한 마음이 들어요. 

 

양육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셨나요?

 

아이들이 영유아일 때는 집에만 있으면 더 우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아이를 데리고 유아차를 끌고 지하철도 타고 열심히 밖으로 나갔어요. 챙길 짐이 너무 많아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일단 나가면 기분전환이 되잖아요. 그런 기억들이 제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좀더 친절하고 관대한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큰 마음을 먹고 외출했는데 우리가 불청객인가? 싶은 기분을 느낀 적도 있었거든요. 환대받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전 연령대가 올 수 있는 공연도 종종 여시죠? 브로콜리너마저 공연에는 아이 관객들도 많이 온다고 들었습니다

 

밴드로서 지낸 시간이 꽤 기니까요. 팬들이 양육자가 된 경우가 많아요 얼마 전에 공연 리허설을 했는데 4살 정도 되는 아이가 가족들과 같이 공연장에 온 거예요. 눈을 마주치니까 막 부끄러워하는데 너무 귀여운 거죠. (웃음) 덕분에 힘을 내서 공연을 잘 마쳤어요. 공연장에 따라 8세 이상만 들어올 수 있는 공연도 있는데요. 저희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이들이 공연장에서 약간 소란스러워도 조금 관대하신 편이에요. 

 

사회적인 분위기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엄마 아빠들이 자유롭게 나올 수 있으니까요. 출산율 저하가 문제라는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아이 친화적인 사회를 만드는 게 더 먼저인 것 같아요. 겨울만 되도 실외에 마땅히 놀러 갈 곳이 없어서 엄마 아빠들이 애를 먹잖아요. 열심히 찾아보면 어딘가 있긴 하지만 찾아보지 않아도 눈으로 보이고 체감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기업에서는 양육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좋은 육아템을 만들어주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육아는 템발”이라는 말도 하잖아요.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편하게 하려면 좋은 물건들이 많이 필요해요. 물론 너무 많은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소비자들은 빌려 쓰고 나누는 일도 필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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